낙관과 비관

별일 없이 산다.

5년 넘게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을 하고 있지만, 자랑할 빼어난 기술은 없다. 별난 분야가 아닌 대수롭잖은 B2B 솔루션이 주목받을 일은 없다. 가슴 뛰지도 않는다. 하루하루를 별일 없이 산다.

장기하의 별일 없이 산다.

낙관

어렵사리 5년을 버티면서 얻은 교훈이 ‘내가 하는 일 대부분이 별거 없다’는 거다.

삶과 일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나쁠 건 없다. 문제는 기대에 비해 작은 결과가 가져오는 감정 소비의 되풀이와 쌓임이다.

비관

낙관의 건너편에 비관이 있다. 일이 안되면 ‘어차피 안될 텐데’라는 냉소와 게으름이 찾아와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물론 유통 채널과 투자자는 여전히 우리 제품에 관심이 없다.

작은 것이 쌓이고 쌓여 오늘을 만들었다. 어찌 되었든 구글에서 다음 단어로 검색하면 우리가 첫 화면에 나온다.

별일 없이 한다.

낙관에 올라타 한 달 미친 듯 일하고, 비관에 빠져 두 달 빈둥거릴 바엔 조금씩 꾸준히 일하는 쪽이 낫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아이콘 줄 맞추기나 홈페이지와 매뉴얼의 오타 고치기만으로 충분하다. 쉬는 날을 빼도 일 년에 250개 정도의 작은 일을 할 수 있다.

Just Do It 점수는 잊어라, 등수도 잊어라. 너만의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