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 이야기 - 전 부인, 전남편

한국어 띄어쓰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한국어 맞춤법과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수학 공식처럼 쓸 수 있는 띄어쓰기 원칙도 있지만, 많이 읽고 써서 외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형사 ‘전(前)’은 뒤에 나오는 명사들과 띄어 씁니다.

그런데 ‘전 부인’과 다를 바가 없는 ‘전남편’은 붙여 씁니다. ‘남편’과 ‘부인’은 한자어고 뜻과 쓰이는 곳이 같음에도 띄어쓰기에 차이가 있습니다.

다른 예로 ‘~삼다’로 끝나는 말을 보면 ‘거울삼다’와 ‘참고삼다’는 붙여 쓰고 ‘교훈 삼다’와 ‘표준 삼다’는 띄어 씁니다.1

굳이 이유를 찾자면 익숙한 말은 다른 말과 어울려 합성어가 된 것으로 붙여 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합성어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기준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전 부인’과 달리 ‘전남편’이 익숙하다는 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남성 중심 사회였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귀찮겠지만, 띄어쓰기 여부를 판단하는 좋은 방법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1.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11’, 52 쪽 참고